백두산으로 운유를 하고 오다!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의 흔적들을 보여 드리려 올려 봅니다.
8월4일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수련자들이 애기하는 ‘백두산천지’의 기운이 참으로 궁금했다.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려나?
8월5일 연길
한글 간판이 빽빽이 걸려있는 그곳은 낯설지 않고 옛날 우리네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운유 이론수업
1부공 ～ 4부공, 특의까지 마친 나는 이 수업이론 내용에 또 한 번 감탄한다! 중화양생익지공은 전체 내용들의 연계성 안에 각 과목의 개체성, 즉 전체 안에 부분, 부분 부분이 다시 매끄럽게 전체로 연결되는 체계를 아주 자연스럽게 펼쳐 놓고 있다. 백두산 운유를 위한 이치와 방법을 터득하고 우리는 다음날을 준비했다. 참고로 우리가 머문 곳은 원장님이 중국에서 수련하실 때 맺어진 인연, 최옥화 씨 집이다. 8년 전 우연히 민박하려 들리셨다가 꺼져 가던 생명을 구하신 3번의 기적 같은 일, 그녀가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주위 분들은 신기해한다. 뽀얀 피부에 다소곳한 그녀는 당뇨가 악화되어 실명에 가까운 시력과 퉁퉁 부은 모습으로 우리와 첫인사를 했다. 그녀의 첫 인사 속에는 원장님을 기다린 맘이 역력히 묻어있었다. 짐을 풀고 난후 식사를 마치고, 원장님께 치료를 받은 그녀는 부기가 빠진 다리를 자랑하며 보다 밝은 얼굴로 어떤 힘을 얻어 나타났다. 마주 앉아 소담을 나눠 보니 원장님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대단했다. 부기가 금세 빠진 다리를 확인한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8월 7일 안도
목욕은 강에 가서 하는 곳이다 ! 한 공간 안에 가마솥 아궁이, 세면하는 곳 ,숙식 공간, 이 모든 것이 원룸씩으로 오픈 되어 만들어져 있었다. 재미있는 생활공간에서 불편함도 있었지만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추억들은 아직도 정겹다. 내겐 이번 중국 수련에서 대단히 큰 수확이 두 가지 있었다! 그 하나는 공화(공태 상태에서 그림, 시조 등을 끌어내는 것)를 수련과 병행 해 오신 중국동포 할머님과의 만남 그리고 쉬 얻을 수 없는 수련 과정들 속의 경험담, 그분의 많이 남지 않은 삶에, 몇 되지 않는 가치 중 하나인 공화와 공을 넘겨주신 일들이다. 꼭 유언 하는 사람 같이 당부의 말씀과 함께...
“나는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는 무식한 사람입니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 기공을 배웠고, 수련을 하다 보니 신기한 일들이 나왔지요. 10 여 년 전 교재도 없이 1부공을 배운 후 집에서 계절에 관계치 않고 해뜨는 시간에 기체조(양생검지장)와 수련(소주천과 양기법)을 했지요. 내 공능은 수련 중에 자연스럽게 나왔고, 워낙 배운 것이 없는 나로선 알 길 없어 놓친 것도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수련을 계속해 왔더라면 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을 텐데... 7년 전부터 외손주를 맡아 키우느라 수련을 못하고 있고, 내 사는 것도 이렇고, 앞길이 보이지 않으니 미술을 하는 그대가 이것을 계속해 주었으면 좋겠소”하고 말씀하신 후 깊이 넣어 두셨던 공화를 내어 주셨다. 특혜를 받는다는 것은 우쭐한 맘보다 부담감을 훨씬 더 많이 갖게 하나보다! 숙제를 안았음으로. 할머님과 대화에서 깨달은 것이 있다. 기공 수업 교재도 없이 말로써 공을 전수받은 것뿐인데도 이 분은 1부공의 핵심을 정확히 짚고 있었으며, 교육 받은 수준이 낮아 수련 용어들을 나열하지 못하지만 내용을 풀어 본인의 몸에 체화시켜 수련을 공법에서 벗어나지 않게 정석으로 하여 효과는 빠르고도 높았다. 비가 와서 백두산 일정이 내일로 연기되었다.
8월8일 백두산으로
우리는 이른 아침을 먹고 3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백두산을 향했다. 안도는 백두산 가는 길목에 위치 해 있지만 가는 도중 여러 에피소드 덕분에 3시간 반은 족히 걸린 것 같다. 축하 ! 축하 ! 오늘은 중화양생익지공 탄생 기념일이다. 이 특별한 날 백두산을 찾았으니 의미 있고도 기뻐 이 날을 기리기 위한 조촐한 의식을 우리끼리 지냈다.(20일 동안 두 번째로 천지를 볼 수 있는 영광을 안았다. - 중국인 기사님 말씀) 천지를 눈앞에 두고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기 시작하며 정상에 다다랐다. 아 이럴 수가! 수련자들이 그토록 동경하던 기운이 바로 이것 이었구나! 놀라웠다. 그 경이로운 기운을 내 몸 깊숙이 새겨 놓으려 몸을 이완시키고 또 이완시켰다. 모두들 제각기 기운을 다르게 느끼며 즐기는 듯 했다. 천지를 둘러선 관광객들과 함께 구름이 걷히길 빌다가, 아주 살며시 보여주는 듯싶더니 이내 그 장엄함을 내뿜는 그 감동의 물결 속에 모두들 환호하며 외쳐 댔다. 이곳에 서 있는 내 존재와 자연 그리고 우주에 대고 속으로 속으로～ 다들 뭐라 외쳐댔을까? 안도로 돌아오는 내내 돌아와서 내내, 묵직한 그 기운이 몸 안, 손바닥에 가득했다. 운유에서 모두들 장공한 걸 알았다.
8월 9일 연길로 다시 돌아오다
저녁 식사 후 느긋하게 앉은 식구들을 괜히 귀찮게 하고 싶어진다. 김 선생님을 억지로 눕혀 놓고는 기 치료를 해 댄다. 나의 치료 방식이 바뀐 걸 깨달을 쯤 누워 있던 분이 ‘파워가 세졌다’고 답변을 한다. 그 다음 원장님 말씀, ‘백두산의 지점이 너와 맞았구나’하신다. 또 옥화 씨를 위해 포기 조장 치료를 했다. 전에 없던 반응이 나타났다. 그리고 계속 오른 손이 노닌다. 내 두 번째 큰 수확은 바로 백두산 운유 속에 있었다.
8월 10일 이제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다
간단한 쇼핑을 끝내고, 민박하는 곳에 돌아오니 원장님이 중국에 나오신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중국 기공사 한 분이 찾아 오셨다. 그 분은 몇 년 전에 원장님을 뵌 적이 있었다. 백두산 관광 상품 판매 건물 지하에 기공 수련장이 있었고 그 당시 누군가 침 시술의 부작용으로 배가 8개월 임산부 마냥 부풀어 있었다한다. 그때 역시 곤경에 처한 그분에게 원장님이 기 치료를 해 주셨는데 바람 빠지는 풍선처럼 배가 가라앉자 모두들 그 상황을 신기해했고 오늘 찾아오신 기공사분 역시 그때 그 장소에 계셨던 것이다. 원장님께서 그분에게 성의를 보이셨더니 그분은 소장하고 계셨던 기공 서적과 익지공 자료들을 두 번에 걸쳐서 챙겨 오셨다. 서로 서로 익지공의 발전을 위한 마음을 주고 받으셨던 것 같다. 비행기 시간의 지연은 예사, 2시간을 더 대기한 후 중국 민항기를 타고 심양으로 향했다.
8월 11일 경주를 향하여
재미있는 민박을 경험하고 새벽 공항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스쳐 지나며 본 심양의 도심은 미디어 매체로 많이 접한 중국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심양을 출발하여 김해공항에 도착. 긴 여행을 무사히 마친 안도감과 집으로 간다는 기쁨이 교차했다.
8일 간의 운유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제가 만약 중국을 관광 목적으로 다녀왔다면 여행을 마친 후 가슴에 그리고 머리에 뭐가 자리하고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해볼 수 없는 이 경험의 시간을 원장님과 익지공 식구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